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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의 묘미는 생략과 빠른 진행을 통해 핵심에 바로 다가서는 데 있다. 그런 의미에서 대법원 마지막 판결 공판으로 가 보자.
재판부는 아주 곤혹스러웠다. 강용석이 유죄를 받은 핵심은 집단모욕죄 때문이었다. 사상 처음 그에게 적용된 것이다. 국민 정서상 유죄가 당연하다. 법리상으로도 가능하다. 이를 인정한다면 최효종도 법리상 유죄가 될 수 밖에 없다. 최효종이 개그맨이고 풍자를 했기 때문에 봐준다면 권력 있는 자는 모두 배우를 통해 정적을 깎아내리려고 할 것이기 때문이다. 세 판사는 솔로몬의 지혜를 짜내기 위해 고심했지만 이건 소설이니 고심의 과정은 깡그리 무시한다. 그래도 판사가 되기 위해 수행한 세월이 헛되지는 않았는지 나름 훌륭한 수를 생각해냈다. "본 법원에서는 피고 최효종에게 집단모욕죄에 대해 유죄를 인정하고 이에 대해 벌금 150만 원을 선고한다. 단, 상황이 다르고 훼손한 명예가 다르다는 점을 감안하여 벌금은 원고 강용석의 지역구 마포을 주민들에게 부과한다." 모든 사람을 위한 빅뱅 우주론 강의. 이석영 지음. 사이언스북스(2009) 펴냄.형태사항 : 303 p. : 천연색삽화 ; 22 cm 주제분류 : 443.1 ISBN : 9788983711182 암흑우주. 다니구치 요시아키 지음. 정현수 옮김. 바다출판사(2011) 펴냄. 형태사항 : 207 p. : 삽화(주로천연색) ; 22 cm 주제분류 : 443.1 ISBN : 9788955616118 원저는 2007년. 둘 다 읽으면 좋지만 한 권만 읽어야 한다면 이석영의 책이 낫다. 아주 쉬우면서도 재밌게 해놨다. 다만 같이 읽으면 상승효과가 분명히 있다.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라는 게 언제부턴가 신문에서 보이기 시작했다. 뭔 뜻인지 찾아봐도 안 나온다. 나중에 알았지만 안 나오는 게 당연했다. 모르기 때문에 암흑이라고 이름 붙여놓은 것이다. 그럼 물질과 에너지는 뭐 때문에 다르게 해놨을까 싶어 찾아봤지만 여전히 안 나왔다. 두 책에서 명확하게 나온다. 얘기를 진행하기 전에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천문학이나 물리학을 꼭 이런 식으로 밖에 못 하는지 불만이다. 적어도 지금보단 더 나아질 수 있을 것 같다. 아무리 수식이 필요하고 어려운 개념이 많다지만 더 나은 설명과 생략이 있을 것이다. 모든 이론적 배경을 생략하고 간단히 하면. 현재 알려진 이론에 따라 우주의 생성과 시간의 지남을 이해하면 풀리지 않는 중요한 세 가지 문제가 생긴단다. 우주의 지평, 편평도, 자기 단극자같은 원시 입자. 팽창 이론에 의해 대부분 해결이 되긴 한다. 은하의 회전에도 문제가 있다. 케플러의 법칙에 따라 중심에서 멀리 떨어진 별은 더 천천히 움직여야 하는데 중심과 같은 속도로 움직인다. 수성(초속 47km)은 해왕성(초속 5km)보다 빨리 도는데 이게 은하 단위로 커지면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그래서 역학질량과 광도질량을 비교해보니 6배 차이가 난다. 알려진 보이는 물질(바리온)의 총합이 편평한 우주의 임계 밀도의 4% 정도니 암흑 물질은 24%(4x6=24)가 된다. 암흑에너지는 우주가 가속 팽창한다는 것에서 나왔다. 중력에 의해 감속 팽창하지 않는 이유를 찾다 보니 아인슈타인이 버린 우주상수가 다시 도입됐다. 가속 팽창하는 에너지가 있을 것인데 계산을 해보니 임계 밀도에 필요한 나머지 72%가 나왔다. 암흑물질의 후보는 뉴트랄리노, 암흑에너지의 후보는 진공에너지인데 당연히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이 분야의 연구자들도 정말 피땀 흘리며 노력하겠지만 편안히 앉아서 교양서적으로 읽는 내 입장에서도 장님 코끼리 더듬는 식이니 답답하긴 마찬가지일듯. 이렇게 말하는 이유는 나름 뭔가 얻었다고 생각했지만 내가 요약해놓은 것을 보니 참으로 한심해서 그렇다. 위의 내 요약을 보지 마시고 책을 직접 보시라.
형태사항 : 254 p. ; 23 cm
주제분류 : 370.13 ISBN : 9788946043862 아이추판다 님의 글에서 보고 궁긍해져서 책을 찾아봤다. 박사 논문을 수정해 단행본으로 냈다. 1장은 과거 연구 종합이니 비전공자에게는 지루하고 2장부터 재밌다. 강남 엄마가 외출할 때, 컴퓨터 전원선을 뽑아가지고 나간다는 얘기나 선을 다시 사오는 아이. 이번에는 비디오 카드를 뽑아 나간다는 엄마. 좀 의외라고 느꼈던 부분은 노동자층의 학업에 대한 세대간 재생산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 물론 이 정도 연구로 일반화 할 수는 없겠지만 한국이 그래도 물질적으로 발전한 결과라 봐야할지 신노예계급이 생긴건지 헷갈린다. 노동자층에서 학업에 대한 세뇌가 없다는 건 이런 얘기다. 육체 노동자들이 주로 택하는 직업에서 학벌을 따지는 경우가 드물다. 버스 기사, 마트 캐셔, 택배기사, 현장 노동자 같은 경우 무슨 대학교를 나왔는지는 중요치 않다. 또 그것 때문에 불이익을 받지도 않는다. 능력에 따라 대우받는 곳이다. 물론 정규직이 된다거나 더 큰 자리로 옮겨가는 데는 문제가 있겠지만 그건 책의 연구범위를 벗어나니 패스. 암튼 이런 환경에서 생활하는 부모가 자녀에게 학업을 독촉하거나 강제할 이유도, 동기도 없어서 의무교육만 마치면 된다는 인식이 일반적이란 결론이다. 주위 환경도 중요하다. 고졸인 엄마에 육체 노동자라도 강남에 살면 교육에 열심인 경우가 많단다. 중산층의 경우 계급하락에 대한 위기감이 더 강해서 부모가 애를 더 쪼으게 되고, 어릴 때부터 공부를 내면화시킨 경우가 더 많아진다. 중산층의 경제적 능력 덕분에 사교육을 많이 한 것이 원인이라기 보다는 계급 위기 의식이나 학벌에 의한 차별을 직접적으로 당하는 경우가 많아서 더 절실해진 때문에 주어진 자원(경제적 능력, 네트워크)을 활용한 결과가 사교육이다. 실제로 사교육은 적절한 때에 적절한 강도로 이뤄지지 않으면 별로 효과가 없단다. 대충 내가 느낀 바로는 이런 결론인 것 같다. 좀 더 대규모로, 다른 방향에서 연구를 계속 했으면 좋겠다. 재밌는 결론이긴 한데 책만으론 신뢰감이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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